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御製關東八景
订蘭岸芷繞西東
十里烟霞暎水中
朝曀日晴千萬狀
臨風把酒興無窮
右鏡浦臺
御製關東八景
订蘭岸芷繞西東
十里烟霞暎水中
朝曀日晴千萬狀
臨風把酒興無窮
右鏡浦臺
현 대 문초 록
(어제관동팔경)御製1)關東八景
정난안지요서동(汀蘭岸芷繞西東) 호숫가의 물풀들 가지런히 동서로 둘러있고
십리연하영수중(十里烟霞暎水中) 십리호수 물안개는 수중에도 비치네
조에일청천만상(朝曀日晴千萬狀) 아침햇살 저녁노을 천만가지 형상인데
임풍파주흥무총(臨風把酒興無窮) 바람결에 잔을 드니 흥겨웁기 그지없네
우경포대(右鏡浦臺)
<구작가>는 앞뒤장이 떨어진 전적(典籍) 형태로 필사된 가사작품이다. 작자와 제작시기, 그리고 필사자와 필사시기 모두 미상이다. 줄글형태의 연속으로 필사하고 있으며, 필사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에 속한다. 중요한 낱말을 모두 한문으로 표기하는 등 국한문혼용체로 필사되어 있다. 현재 한국가사문학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 작품은 비둘기와 까치의 대립구도를 한 축으로 설정하여 비둘기의 텃세에 대해 까치가 반격하여 급기야는 죽음까지 당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사건의 발단은 비둘기가 까치의 살집을 내어준다고 해놓고도 이를 지키지 않자, 비둘기를 공격하여 집을 부수려고 하자 비둘기가 까치의 가슴 한가운데를 발로 차 숨지자, 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하려는 데서 시작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다양한 전거(典據)를 통해 이야기를 장황하게 이끌어가고 있는 점이 특색으로, 작자의 수준높은 교양지식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이 작품은 음보나 율격이 엄격한 정격가사체보다 자유로운 율격을 보이고 있어 변격가사에 해당한다. 특히 동물을 소재로 한 금언체(禽言體) 가사는 필자의 과문 탓인지 모르겠지만 처음 보는 내용이다. 비슷한 유형의 이본조차 없을 정도이다. 우리 문학작품 중 고전소설 등에서 동물을 의인화하여 작품을 구성을 이룬 경우는 더러 있지만 가사작품에서는 아마도 처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치가 높다고 하겠다. 앞으로 연구대상으로도 주목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